08~09DEC2017

08DEC Macau

09DEC MFM 01:55 RS524 (Air Seoul) 06:14 ICN

일찍 일어나 걸어서 바다를 건너 짐은 시티 오브 드림즈에 맡기고, 콜로안 끝까지 갔다. 시간이 많아서였기도 했지만, 나중에 언제 걸어서 그렇게 갈 일이 또 있겠는가 싶기도 했다. 이 친구나 나나 걸어서 다니기를 좋아했는데, 나는 이번부터는 혼자가 아닌 친구와 여행이라 좀 덜 걸을 줄 알았는데, 친구는 좀처럼 걸어서 여행할 기회를 내기가 쉽지 않아져서 그런가 싶었다.

콜로안은 작고 걸어서 둘러보기 좋았다. 전날 아무 데서나 사 먹었던 에그타르트와 맛의 수준이 달라 감동이었다. 맛집에서만 먹었다면 정말 맛있는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인생도 힘들어 봐야 좋을 때를 알듯이.

늦은 오후 타이파로 돌아와 베네치안 카지노부터 둘러봤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카지노는 재미가 없었고, 어떤 재미를 느낀다는 게 놀라울 정도였다. 그래도 어떤 게임을 어떻게 하는지는 대략 파악할 수 있었다. 다만 나의 색깔과는 맞지 않았다. 내부를 일부러 낮인지 밤인지 알 수 없게 만들어놨다니 무서웠다. 적당히 잃고 공항으로 일찍 와서 마음을 가라앉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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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DEC2017

Hong Kong KLN (12:00) TurboJet (13:00) Macau

마카오로 가는 페리 터미널에 걸어서 가는데, 공사 중인 곳 길을 건너다가 그만 다른 쪽으로 너무 들어가 도로 돌아 나오는 곡절을 겪으며, 원래 타려던 페리보다 세 시간가량 늦은 배를 타게 됐다. 교통카드 환급을 하러 인근 전철역으로 돌아갔던 영향도 있었다. 지난 사흘간 모든 일이 만족스러웠던 것에 대한 액운이 뒤늦게 찾아온 것만 같았다.

그래도 큰일 없이 마카오에 잘 도착하여 그랜드 리스보아 셔틀로 이동하고 걷기 시작해, 숙소에 들러서 여러 요지를 발길 닿는대로 걷는데, 아는 곳은 반갑고 모르던 곳은 예상 못 한 걸 발견하는 즐거움이 컸다. 이것저것 내키는대로 군것질도 하고 다니니 아쉬울 게 없었다. 마침 빛 축제를 하고 있어서 주요 건물마다 프로젝션으로 예술 작품을 선보이고 있어 매우 만족스러웠다. 밤에 야식들을 사 들고 친구와 숙소에서 먹으며 대화하니 이보다 즐거울 수 없다.

06DEC2017

Hong Kong

출근하는 현지인으로 보이는 사람과 합석해 조식을 먹고 난리안 가든부터 갔는데 친구가 아는 나무가 많았다. 나는 가이딩 한다면 아주머니들이 ‘이 꽃은 뭐예요? 저 꽃은 뭐예요?’하고 많이 물어볼 텐데 식물을 너무 몰라 공부 좀 해야겠다.

이어서 간 웡타이신 사원은 단체도 많았고 산통점을 치는 사람들로 시끌벅적하여 아침의 고요했던 정원 분위기와 대조되었다. 그런데 사원 깊숙한 안쪽엔 고요한 인공정원이 또 있었다. 시끌벅적함과 대비가 극명했다. 도교적 색깔을 잘 드러내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싸틴으로 이동하는데 전철에서 서울 1호선 국철 느낌이 물씬 났다. 만불사는 산 오를 각오를 잔뜩 했는데 예상보다 금방 올랐고, 불상 같지 않은 사람 같은 모습이 재밌었다. 문화박물관은 상설보다 특별 전시가 많아 아쉬웠다.

홍콩에서 마지막 저녁이라 여유 있게, 남은 자금으로 고급 완탕과 딤섬을 먹고 심포니 오브 라이츠를 놓치지 않았는데,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별 기운이 느껴지지도 않았고, 십 분 만에 딱 끊기더니 문화센터 건물에다 쏘는 마무리로 바뀐 것 같았다. 지나버린 홍콩의 절정에, 나의 과거에도 작별을 고해야 했다. 과거의 끄트머리를 붙들고 있는 건 나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