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lbourne – Phillip Island

[Melbourne continued]

Melbourne Spencer Street Coach Terminal 2003.3.01 08:30 FE70 (Firefly Express) 18:15 Adelaide Central Bus Station

Day 3 (2.28) – Phillip Island

멜버른에 머물던 마지막 날엔 캥거루, 코알라, 그리고 펭귄 등등까지 볼 수 있는 당일 투어를 했다. 도중에 카메라를 열었는지, 필름을 보면 초반에 3~4겹 빛이 스며든 흔적이 있는데, 새 필름으로 갈아 끼우고 찍은 첫 번째와 두 번째 사진 사이도 그 영향이다. 인화하지도 않아서 여기엔 올리지 않지만 네 번째 컷을 보면 캥거루 뒷다리와 꼬리만 나오는 등, 필름에만 보이는 재밌는 사진도 디카로는 만들 수 없는 추억으로 남아있다. 어쨌든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단지 다양한 동물을 볼 수 있는 걸 넘어서, 거의 모든 동물과 인간이 서로 거리낌 없이 접근해 가까이 느낄 수 있단 것이었다. 현지인들이 먼저 동물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생태를 보존하려는 노력을 보였기 때문에, 관광객들도 그 뜻에 동참하는 것이고, 그 지역 동물들도 인간에게 다가올 수 있게 된 것이리라. 부럽기 그지없다.

안타깝게도 어디 어디에 멈췄던 것인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차량은 5회 정도 정차했던 것 같은데, 어둑어둑해진 다음, 펭귄들이 육지에 상륙하는 때를 어차피 기다려야 했기 때문인지, 가는 길에 가이드가 시간을 끈다는 기분이 들었다. 코알라는 실내 환경도 갖춰진 시설에 관리자까지 있는데도 어찌나 잠만 자던지, 홍보 사진들에 있는 대로 관광객과 함께 포즈를 취하며 먹는 모습은커녕, 눈 뜬 모습 보기도 어려웠다. 그런 코알라와 관광객이 사진을 찍는 상황이 왠지 재밌는데, 보통 관광객에겐 일생에 한 번뿐인 경험임에 반해, 코알라로선 먹고 잘 때를 제외하곤 그 일이 일상 전부임을 생각해보면, 그 시큰둥(시크)해 보이는 표정과 관광객의 신난 표정의 대조가 더욱 웃기다.

물개를 볼 수 있다던 곳에선 물개를 직접 보진 못해서 기억이 희미하고, 하이라이트였던 펭귄 퍼레이드는 야외극장 같은 지정된 장소에 제한된 인원만 입장하여 해가 저물고 어둑어둑해지기를 조용히 기다려야 했는데, 비가 살짝 왔던 탓에 바닷바람도 불어서 좀 추웠던 기억이 난다. 긴 소매 옷을 챙겼어야 했다. 펭귄들이 꽤 올라온 다음엔, 나무 난간으로 만들어진 정해진 길을 따라 돌아다니면서 볼 수도 있었던 것 같은데, 세계에서 제일 작다는 그 펭귄은 플래시를 터뜨리면 눈먼다고 강력한 주의를 받았는데, 내가 그만 깜짝 터뜨려서 옆 사람에게 얼마나 눈총을 받았는지. 일행과 떨어져 홀로 헤매던 것 같던 그 펭귄에게 미안하여, 혹여 나 때문에 눈이 멀어 버렸나 지켜봤지만, 제 갈 길을 잘 가는 것 같아 다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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