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 June. Oświęcim (Auschwitz-Birkenau)

Kraków 2006.6.19 bus 6.19 Oświęcim

[flashed copies 싸이 발굴]

Oświęcim 2006.6.19 bus 6.19 Kraków

크라쿠프에서 하룻밤 머문 다음 날, 독일어로 ‘아우슈비츠-비르케나우’로 전 세계에 알려진, 폴란드 현지명 ‘오시비엥침-브졔진카’에 버스로 왕복했다. ‘Brzezinka’는 아우슈비츠 ‘II’로, ‘I’에서 셔틀버스로 금방 갔다. 다녀와서는 크라쿠프 시내를 더 둘러보다가 바르샤바 가는 심야 열차를 탔던 것 같다.

예닐곱 언어의 안내서가 알아서 집어가도록 밖에 꽂혀 있었는데, 그 중 오른쪽 끝 즈음에 한국어도 나란히 있어서 놀랐다. 일단 뿌듯하기도 했지만, 우리나라도 일제에 당한 게 있어서 그럴까, 한국인 많이 오는구나 하고 짐작도 가면서, 들어가기도 전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둘러보면서는, 다양한 언어로 된 안내서를 집어 든, 같은 버스를 탔던 사람들과 대충 흐름을 맞추면서, 서로의 표정과 저도 모르게 나는 탄성 등을 통해 ‘인간이라면 누구나’라는, 국적을 초월한 느낌을 함께 나눌 수 있었다. 방명록 등에선 누가 적었든 ‘NEVER AGAIN’이란 간단한 두 영어 단어를 수없이 볼 수 있었다.

실내 촬영은 금지라, 실외에서 찍을만한 몇몇 곳엔 사람이 몰렸는데, 나도 ‘총살의 벽’ 앞에 서서 누군가에게 찍어달라 하려다가 말았다. 과거 많은 사람이 억지로 ‘shoot’ 당했던 곳에서, 나는 ‘shoot’을 부탁하려 했다니, 갑자기 싫어졌던 것이다. 아무튼, 전체는 종합하면, ‘짐승만도 못하다.’라는 표현이 그곳에선 상투적 표현이 아닌, 말 그대로 정확한 표현 같았다. 전시된 사진이나 물품도 자료였지만, 지하 독방에 적힌 낙서가, 분명히 사람이 있던 곳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일제 마루타와 같은 일도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I’에는 본보기를 위한 점호광장 집단교수대도 있고, 총살의 벽 근처 창문을 막아놓은 것이나, 작은 가스실과 화장터는 아예 철조망 밖 구석에 숨겨(?) 있고, 취사장도 있는 등, ‘일 시키려 끌고 왔지만 까불면 죽는다!’ 정도로, 그래도 죽임을 숨기려고는 한 분위기였다면, ‘II’는 특별히 만들었다는 기찻길이 그대로 내부로 이어지고, 위치가 노골적이란 느낌이 드는 가스실과 화장터가 여럿이었으며, 규모도 훨씬 커서, 그냥 처음부터 한꺼번에 죽이기만을 위해 지은 것 같았다. 그에 비하면, 먼저 봤던 총살이나 교수형 따위는 양반인 셈이었다.

일을 시켰단 것은 ‘I’ 정문에부터 ‘ARBEIT MACHT FREI’라고 쓰여있는 문구로도 알 수 있었는데, 안내서엔 전체 해석만 있었다. 영어에 ‘FREE’랑 비슷한 제일 뒤가 ‘자유’란 뜻일 거라 짐작만 했고, 제일 앞은 주어일 테니 ‘일’을 뜻하는 단어일 거라, ‘알바’로 줄여 부르는 그 원어 ‘아르바이트’가 저렇게 쓰는가도 했다. 문득 독일 유대인인 아인슈타인이 미국으로 망명한 게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가, 그 이름을 딴 우유 뒷면에서 봤던 ‘EINSTEIN이 떠올랐고, ‘EI’가 ‘아이’로 발음된단 것에 착안하니, 짐작했던 건 확신이 됐고, 자연히 ‘FREI’의 발음도 알게 됐다. 훗날 독일 기차에서 빈자리를 가리키며 그 단어 하나에 뒤끝 억양만 올려 자리를 차지하기도 했다.

종일 안타까움과 함께, 내 삶의 소중함을 되새길 수 있는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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