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DEC2016

Kuta DPS 07:05 QZ534 (Indonesia AirAsia) 10:50 PER Perth

새벽에 잘 깨서 별탈 없이 출국했다. 이륙한 걸 몰랐을 정도로 비행기에서 잠든 건 처음이었다. 오전에 퍼스에 내렸는데 안내소조차 따로 없었지만, 아무나 영어로 통하니 마음만은 이렇게 편안할 수가 없다. 냄새도 내가 좋아하는 나라 특유 냄새다. 오래전에 호주에서 맡았던 그, 같은 냄새다. 시내 구경도 잘했는데, 박물관이 2020년까지 문을 닫고 있다니 어쩔 수 없었다.

다만 맞지 않는 돈이 도대체 어떻게 된 건지 아직 몰라, 반은 몽롱하다. 숙소에 있는 유일한 DVD ‘스캐리 무비 3’를 저녁에 홀에서 혼자 틀어놓고 혼자 웃기 시작했다. 다른 누군가도 와서 가끔 낄낄대며 생각 비우고 보기 좋았다. 퍼스 시내에서 볼 것을 오늘 이미 다 봤기 때문에 내일이나 모레까지 돈이 어떻게 된 건지나 생각을 잘 해봐야겠다.

06DEC2016

rentbike{Kuta, Denpasar}

빨래를 맡기고 스쿠터를 빌려 돌아다녔다. 꾸따부터 덴파사르에 발리 박물관까지 들러, 시간이 남아 사누르까지 갔다. 그런데 덴파사르만 나름대로 중심도시라 다른 느낌이 있었고, 오늘 다닌 나머지 지역은 모두 국제화된 관광지에 불과했다. 다 똑같았다. 그래도 나는 오랜만에 문명 도시에 와서 신이 났다.

와중에 스쿠터를 급히 다루다가, 넘어지려는 걸 버텨 세우는 과정에서 허리를 삐끗했다. 배낭 계속 메서 안 그래도 좋은 상태는 아닐 텐데, 빨리 나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거의 50일쯤 만에 마사지를 받았는데, 그랬다고 금방 나을 리가 없다.

호주 입국 준비를 하는데 예상했던 만큼 현금이 있지 않아서 놀랐다. 누가 빼간 건지, 내가 그런 건지, 지금 몸도 마음도 제 상태가 아닌 것 같다. 날씨는 더운데 캐럴이 들리니 정신도 혼란스럽다. 돈이 맞지 않아 잠을 잘 수 없다. 거액인데, 잠이 오나.

05DEC2016

tour continued{Moni 04:00, Kelimutu

Kelimutu, ENE (10:30)} Ende

Ende ENE 17:40 GA7026 (Garuda Indonesia) 18:30 KOE 19:00 GA7027 20:45 DPS Kuta

새벽 3시 반에 일어나 화산 호수 일출을 보러 차를 탔다. 색이 바뀐다고 하는데, 내가 간 이번에는 호수 셋 다 초록 계열 빛깔이었다. 다음에 온다면 다른 빛깔이겠지? 다시 올 수 있을까? 누구와 오게 될지? 미래는 아무도 모른다. 숙소에 돌아왔다가 다시 출발하여 엔데 공항에 4시간 일찍 도착하고 가이드 페드로와 헤어졌다. 연락은 쭉 할 거다.

공항에 가방은 두고 점심을 먹고 왔는데 비행기가 취소됐단다. 이게 13시였다. 경유지 날씨 때문이라는데, 이후 당일 다른 곳 경유하는 늦은 비행기로 표는 바꿔줬는데, 그 바람에 의도치 않게 티모르 섬 서쪽 쿠팡까지 가보게 됐다. 그렇게 깊이 들어가게 될 줄은 나도 짐작 못했다. 21시가 되어서야 어쨌든 발리에 돌아와 다행이다.